살다보면 문득 기도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럴 때는 모름지기 내 마음자리로 되돌아가야 한다. 신을 향해, 세상을 향해 보배 같은 내 마음을 열 때가 딘 것이다. 천지가 환호하고 기뻐하거늘, 어찌 신명이 없을소냐.
단비가 내려 마른 들판을 적셔주듯, 춥고 시린 날 따뜻한 마음을 내어 얼음을 녹이고 새싹이 돋게 하는 것, 그것이 기도요 생명을 기르는 마음이다. 그렇게 내 애달픈 자리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의 행복을 비는 것이 기도이다.
그렇게 묵묵히 기도하는 동안 그리움은 흥이 되고, 슬픔은 노래가 되고, 서러움은 가락이 되고, 흐느낌은 춤이 되고, 강이 되고, 별이 되고, 하늘이 되고, 산울림이 된다.
티벳인들은 기도하기 전에 먼저 기도깃발을 세운다. 막히고 얻어맞고 채인 가슴을 풀기 전에 먼저 내 마음자리를 세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기도깃발, 롱타다. 내 설운 마음자리를 생각하며 깃발을 매단다. 그런 다음 바람에게 청하여 오색 깃발을 펄럭이게 한다. 그립고, 애닯고, 섧고, 쓰리고, 아리고 ,아픈 마음을 머리카락 풀어 바람에 날리듯 실어 보낸다. 그런 다음 그 마음이 텅 비워질 즈음 다시 세상을 향해 간절한 평화의 염원을 실어 보낸다.
아픈 속내를 풀어내며, 복을 빌고, 평화를 빌었던 것이다.
-서정록, 기도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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