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가장 미지이고 신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우주가 있다. 그만큼 궁금하지만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되겠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 몸을 우주에 비교한다. 신체 또한 우주 못지 않게 신비스럽다는 뜻일 것이다.
하나하나의 세포는 그 기능을 알기 어렵지만, 세포가 모여 장기를 이루고, 이 장기는 각기 특징적인 역할을 하고, 이 장기들이 서로 조화하며 우리 몸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불완전한 유전자의 조합인 생식세포 둘이 모여 하나가 되고, 다시 여럿으로 나뉘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분화하고 이들이 모여 한 개체가 되는 것이다.
누가 이런 과정을 조절하고 있을까? 유전자인가? 자연인가? 하느님인가? 기원은 같지만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세포를 우리 사회의 개개인이라고 한다면, 장기는 우리 사회의 작은 집단, 곧 회사, 공장, 학교, 병원, 군대 등등과 같은 것으로 우리 몸을 하나의 국가로 비유할 수도 있겠다.
이 장기들간에, 또는 세포들간에 의사전달이 무엇으로 이루어질까? 그것은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일깨운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호르몬이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들은 아주 정밀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매일, 또는 한달 등의 일정 주기를 가지고 계속 변화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조절되고 있다. 일년에 사계절이 변하고 하늘에 별들이 각기 정확하게 운행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만약 조화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몸은 아프게 된다. 이러한 호르몬에 대해 20세기 이후의 의학과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고, 알면 알수록 그 기능과 조절의 섬세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호르몬은 한마디로 생식, 성장, 건강, 질병, 노화, 죽음, 그리고 희로애락 등 인간이 접하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곧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호르몬의 분비를 원활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며, 호르몬의 분비가 원활치 못했을 때는 바로 질병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호르몬의 분비가 멈추게 되면 생명 또한 끝나게 되는 것이다.
평생을 통하여 분비되는 각각의 호르몬은, 양은 작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리고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는 장기들은 대개 미세하므로 이상이 생기기도 쉽다. 또 호르몬은 인간의 마음과 신체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하는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시키는 물질로, 그 작용이 너무나도 오묘하고 섬세하여서 넘치거나 모자라게 되면 반드시 질병으로 나타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잠을 자고, 운동을 하고, 문화예술을 즐기는 행위는 모두 궁극적으로는 우리 몸에서 각가지 호르몬의 분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준비단계라 할 수 있다. 호르몬은 성장, 발육, 생식, 미용, 환경에의 적응, 에너지의 생성과 저장, 지성의 발달 등에 관여하는 물질로서 우리의 삶 모든 것이 호르몬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호르몬의 분비 리듬을 잘 유지시켜 주는 것은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지름길이 되며, 또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인간은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호르몬의 농도를 사람에게 알맞게 유지시켜주는 조절기능이 있는데 이를 ‘되먹이 기전’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특정 호르몬이 부족하면 그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는 자극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게 되고(양성 되먹이 반응), 반대로 특정 호르몬이 많아지게 되면 자극 호르몬이 적어지게 되는 조절 반응(음성 되먹이 반응)이 있는데, 이런 호르몬의 분비 조절 기능에 이상이 오면 질병이 생기게 되며, 역으로 이러한 조절 기능을 잘 이용하면 좋은 약품을 만들 수도 있는 바, 음성 되먹이 반응을 이용한 피임약이 그 예다.
월남전에서 사용된 고엽제나 쓰레기 소각장에서 나오는 다이옥신은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으로, 남성에게는 정자 수를 억제하고 여성에게는 난소에 영향을 주어 난소암 등을 유발시키며, 유전자 발현 및 대사의 이상, 면역독성과 발암성 등 매우 다양한 작용으로 인체에 해를 끼치고 있다. 또 먹고 마시는 음식물에서 나타나는 성장 호르몬이나 유전자 변형 먹거리는 문명의 발전인 동시에 인간에게 결정적인 해를 끼치기도 하니,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은 인간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환경의 오염으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길은 호르몬의 작용을 이해하는 첩경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평소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잘 알지 못하고 있던 우리 몸의 비밀을 알기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엮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 몸을 어렵고 딱딱한 의학적 접근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측면에서 과학적 근거에 따라 흥미진진하게 들려주고 있어, 읽는이로 하여금 참으로 넋을 잃고 빠져들게 한다.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몸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와 함께 우리 몸 속 호르몬의 세계로 신비의 여행을 떠나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