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중에서 한자(漢字)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해당합니다. 그 나머지 30%중에서도 각종 외래어를 빼고 나면 순우리말로는 한국 사람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한문이 들어오고 난 다음에야 우리 민족은 보다 심도 깊은 사상이나 의사의 전달이 가능해진 것인가? 한문이 들어오기 전에 우리 민족은 겨우 ‘자자, 먹자, 가자’와 같은 식의 단순한 감정이나 정서의 전달밖에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기존에 있던 순우리말이 점차로 한자어에 밀려나면서 현재와 같은 언어 군(群)이 형성된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하여서 보다 심도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국가 간의 교류나 지배와 피지배 등과 같은 역사적인 배경에 의해서 새로 유입(流入)된 단어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소리 값은 물론이고, 의미도 점차로 변하게 되어 원형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사용되어지기도 합니다. 비단 외래어뿐만 아니라, 본래 있던 고유어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는 언어의 일반적인 현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수 만 년 이상 사용해 왔을 수도 있는 고유어가 그와 동일한 의미를 가진 외래어에 의하여 완전히 잠식(蠶食)되는 경우라면 분명한 역사적 배경이 있어야만 설명이 가능합니다. 영어의 경우에는 고대에 있었던 로마의 침략과 기독교를 통하여 유입된 라틴어의 영향, 게르만족의 이동에 따른 직접적인 접촉 등, 그에 맞는 언어의 변화는 물론이고 민족의 혈연 자체의 변화도 함께 추정(推定)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70%라는 엄청난 언어의 변화에 맞물리는 별다른 역사적 배경이 없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을 고대 중국어인 한자(漢字)와 한문(漢文)을 우리 조상들이 차용(借用)해 왔다는 식으로 사고(思考)해 온 것이긴 하지만, 이 현상은 분명 언어학적으로는 미스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국어사전에 ‘플라워(flower)‘는 귀화(歸化)한 외국어 즉, 외래어(外來語)로 등재(登載)되어 있습니다. 플라워는 한국 단어입니다. 그와 아울러 수 만 년을 사용해 왔을 수도 있는 고유어(固有語)인 ‘꽃’도 나란히 등재되어 있습니다. 똑같은 의미를 가진 두 단어 중 나중에 새로 유입된 ‘플라워’가 ‘꽃’을 밀어내 버리고 우리 민족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져 버리게 할 가능성이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강압적이거나 물리적인 어떤 조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불가능 합니다. ‘수단(手段), 수법(手法), 수완(手腕)’과 같은 단어들은 분명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단어입니다. 이 세 단어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手]와 ‘그럴 수 없다’에서의 [수], 마찬가지로 이치(理致), 이유(理由), 이론(理論)은 분명히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단어들입니다. 이 세 단어에 공통으로 있는 [理]와 ‘그럴 리 없다’에서의 [리]는 한자어(漢字語)를 받아들인 결과가 아닙니다. 이런 예는 부지기수(不知其數)입니다. 여기서 주장(主張)하고 싶은 것은 우리민족의 어떤 고대(古代)에 한자와 한문이 처음 유입되기 시작 했을 때, 기존에 있던 고유어와 소리 값은 물론이고, 어감(語感)마저도 동일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는 것입니다. 한문이 한(漢)나라에 의하여 처음 우리나라로 전파가 되었다는 기본의 정의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莫[막], 或[혹], 各[각], 孰[숙]과 같은 한자의 고대 원음은 현재 우리나라의 한자음과 거의 동일하지만, 당시의 한족의 입말에서는 발음되기 어려운 종성(終聲) [ㄱ] 발음입니다. 즉, 당시의 한족들에게 이런 발음은 입말에서는 존재하지 않았고, 다만 한자라는 문자언어를 읽을 때에만 존재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독법(讀法)은 원(元)나라 이후로 들어서면서부터는 아예 사라져 버리기도 합니다. 중국어에서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는 단 한 번도 일치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이는 먼 태고(太古)에 한자를 처음 발생시킨 민족은 한족과는 발음 체계 자체(自體)가 다른 민족이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대다수의 미스터리는 가설(假說)을 세우고 그 가설을 논증해 가는 과정으로 풀리기도 합니다.
이 책은 4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들어가는 글에서는 한자(漢字)를 처음 만든 사람들은 고대 중국인의 선조가 아니라 ‘어떤 다른 민족(북방민족)’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갑골문자(甲骨文字)의 자형(字形) 분석과 문법구조 분석, 메타포에 의한 의미의 전성(轉成) 측면 등의 논증으로, 그 북방 민족은 다름 아닌 우리 배달민족(倍達民族)임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제1장에서는 그 동안 모호(模糊)한 풀이로 인하여 천자문이 한자를 외우는 책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지만, 천자문은 결코 초학용의 한자 교과서가 아니라 고대(古代)의 사상(思想)과 지식(知識)을 총망라(總網羅)한 학업의 완성 단계에 위치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문(漢文) 문장(文章)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문형(文型)에 중점을 두어 독자로 하여금 한문 문법의 기초를 숙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2장에서는 제1장을 통하여 숙달한 한문 문장의 기본 문형에 견주어 독자 스스로 정확한 풀이 및 작문 연습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제3장에서는 천자문에 사용된 자구(字句)의 원문(原文) 및 동일한 자구가 사용된 다른 출전(出典)들을 찾아내어 문법적으로 자세하게 풀이함으로써 보다 심도(深度) 깊은 한문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